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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정규직 직원들의 절규(feat. 하태경)

by           2021.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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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쓸지식입니다.

얼마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 직원들의 정규직 요구 파업에 관하여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관련하여 공단에서는 무너진 공정성을 이야기하며 기존 직원들의 반발이 매우 심한 상황입니다

그 와중에 블라인드 앱을 통해 공단 내부 직원이 고객센터의 정규직화 요구와 관련한 내용들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팩트 체크한 글이 있어 여러분들에게 전합니다.

#1. 콜센터 파업? 부러진 공정성. 팩트부터 다르다. 공단직원의 절규

안녕하세요. 저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입니다. 이번 사태를 보고 분노, 슬픔, 부끄러움의 복합적 감정을 느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최대한 양 측의 입장을 정리한 기사나 자료 등을 보고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의견을 적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혼자 자료를 찾다보니 편협한 의견일 수 있으며 이에 대해 다른 관점이나 의견을 제시해주셔도 좋습니다.


우선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직원분들은 효성ITX, 메타넷엠플랫폼, 유니에스 등 사기업의 정규직입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이미 그분들의 주장은 힘을 잃었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고객센터 노조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상황에서 그들의 의견을 알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문제의 원인과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정리했습니다.


공단이 직접 고용을 해야 한다는 *고객센터 주장의 골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화장실 갈 시간도 없는 노동환경의 개선, 둘째 생산성을 우선하여 발생하는 짧은 상담시간 등 서비스 질의 저하 개선, 셋째 국민의 민감정보의 보호, 넷째 직고용 시 민간위탁업체에 주어지는 도급비를 상담사의 처우개선에 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첫째, 화장실 갈 시간이 없는 노동환경이라면 개선되어야 함이 맞습니다. 그러나 화장실 갈 시간이 없는 것은 지사마다 다르겠지만 공단에서도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입니다. 이는 고객센터 노동자들에게만 국한된 상황이 아니며 직고용이 이루어져도 그날의 콜 수에 따라 충분히 재현될 수 있습니다. 누가 더 힘든지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힘듦에 대해서는 공단 직원들도 충분히 알고 있으며 우리의 환경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오마이뉴스 기사에 따르면 고객센터 직원들이 받는 평균 콜수는 하루 120콜이라고 합니다. 분명 이보다 더 많이 처리하는 상담사 분도 계실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지사 직원들도 심심찮게 하루 100콜 이상 받으며 고객센터에서 처리하지 못하는 각종 업무들, 팩스 접수, 고유 업무 처리 등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습니다. 건강검진 담당자의 경우 수십만 건의 문자를 보내고 온종일 전화를 수신한 이후 6시부터 업무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결국 이 주장은 같은 노동자 입장으로서는 공감하지만, 직고용이 되어도 현실적으로 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직고용을 뒷받침하는 근거로서는 힘을 잃게 됩니다. 

*다만 일부 고객센터에서 당일연차를 사용하기 어려운 업무환경 등은 직고용이 될 경우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여러 민간위탁기관들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기관끼리의 경쟁적 구도가 될 수밖에 없기에 개인, 팀, 센터 간 순위가 매겨지고 월별 평가, 분기 평가를 받아야 하는 등의 근로환경이 조성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직고용이 된다면 과도한 실적 경쟁에 내몰릴 필요가 없게 되므로 이는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24개월마다 재계약을 하는 구조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점 등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러나 직고용을 제외하고 이러한 상황들을 개선할 수 없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고객센터 노조의 주장으로는 근로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공단과 민간위탁기관 모두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정보가 부족하여 더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만 현 상황이 오기 전까지 공단이 좀 더 적극적으로 민간위탁업체들과 회의하여 여러 방법들은 논의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 모르는 부분이라 아시는 분 있으면 정보 부탁드립니다.       

둘째, 생산성을 우선하여 발생하는 짧은 상담시간 등 서비스 질의 저하는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또한 직고용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닙니다. 서비스 수요가 많다면 공급을 늘리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직고용이 된다고 해서 1600명의 고객센터 직원들이 갑자기 2600명으로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결국 인력을 더 채용하거나 AI, 챗봇 등 기술을 적용하여 수요를 대체하는 방법을 적용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굳이 직고용을 하지 않아도 실현가능한 방안입니다. 

셋째, 국민의 민감정보는 공공부문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고객센터에서는 업무에 대한 단순 안내, 관련 부서 연결, 외국어 상담, 수어 상담, 의료급여 수급자의 진료확인번호 승인과 취소, 자격과 부과에 대한 상담, 제증명, 가상계좌 환급금 지급 등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민감정보를 일부 다루기는 하나 제한적으로 권한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만약 정보가 유출된다면 고객센터 직원 개인의 책임이지 민간위탁 기관형태로 운영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민간위탁 업체들 중 한 업체의 이사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회사에서 체계적으로 보안을 관리하기 때문에 유출사고가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으며 보안이 우려되면 관리 시스템을 강화할 일이지 직영화가 답은 아니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고객센터 직원과 공단 직원임을 떠나서 회사에서 보안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있고 직원이 해당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를 유출한다는 것은 개인의 도덕적 소양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넷째, 직고용 시 민간위탁업체에 주어지는 도급비를 상담사의 처우개선에 쓸 수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근시안적으로 보자면 맞는 이야기고, 장기적으로 보자면 틀린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도급비의 일부를 활용하여 기초임금을 상승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직고용이나 소속기관 등으로 고객센터가 흡수될 시 고객센터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운영될 것이며, 민간위탁기관에 속해 있을 때처럼 예산을 유연하게 운용할 수 없을 것입니다. 민간위탁의 경우 기관에서 자체적인 수익을 가지고 인센티브 등을 부여할 수 있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로 추가적 인센티브 지급 등도 어려울 것입니다. 

게다가 정부는 몇 년 동안 당연히 지급해야 할 국고지원금 14%를 지원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예상합니다. 결국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총액인건비 제도에 따라 해당 예산 안에서 인건비를 나눠야 하며 이는 결국 기존 직원들과 고객센터 직원들 간의 갈등상황 등 많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게 될 것이고 결론적으로 고객센터 직원들의 임금상승률도 매우 적게 책정되거나 동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객센터 입장을 살펴보았고, 이제 직고용, 직영화, 자회사, 소속기관 등 어떠한 형태로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정리하겠습니다. 

첫째, 기회의 공정에 어긋납니다. 모든 기회는 열려 있어야 하며 그것이 공공부문에 속한다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당한 노력과 노동의 가치가 인정되기 위한 첫 발걸음입니다.

둘째, 콜센터는 사양산업입니다. 이미 많은 기업에서 AI챗봇 등을 개발하여 상담직군을 대체하고 있으며 이는 언젠가 축소될 업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 제증명 온라인발급과 무인민원발급기의 도입도 점차 늘어날 것입니다. 결국 멀지 않은 미래에 1600명의 인원을 감당하기 어려워 어떤 식으로든 구조조정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다시 노동환경이 저하되는 결과로 회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원칙에 나와 있듯 해당 정책 시행 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가야 하는데 사양산업 직군의 1600명 전환은 시대에 역행하는 근시안적인 결정입니다.

셋째, 정규직 전환을 이룬 타 기관의 선례가 매우 부정적입니다. *현재 서울교통공사는 1500명 구조조정 압박에 못 이겨 직접고용 했던 차량기지 내 운전, 철로 보수, 구내식당 등의 업무를 다시 자회사나 민간 전문기업에 위탁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다시 원점입니다. 국민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의 경우에도 전환된 직원이 기존 직원과 동일임금, 동일처우를 주장하며 끝없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비단 공공기관 뿐 아니라 공무원과 공무직 간 갈등도 있으나 더 말하지 않고 언급만 하겠습니다.

넷째, 사기업의 정규직을 흡수할 경우 해당 기업에 발생할 손실에 대해 정부가 보전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어떠한 상위 근거로 사기업의 정규직 인력을 빼올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이 모든 상황을 정리해보고 나서도 쉬이 답하기 어려운 것은 과연 1600여 명의 노동자의 처우개선과 1600개의 공정한 기회 중에 어느 것이 더 중요한 것일까라는 질문입니다. 어떠한 삶도 감히 살아보지 않고서는 그에 대해 가타부타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신중해야 할 문제이며 그 과정에서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노력을 폄훼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민해본 결과 어떠한 가치도 훼손하지 않고 나아갈 방법은 공정이라는 가치를 지키며 고객센터 직원들의 손을 잡고 같이 나아가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이 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유토피아를 꿈꾸는 망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고객센터 직원과 공단 직원 간의 대립구도로 뻗어가는 양상이 마음이 아프고 이렇게 글이나마 써서 의견을 나누고 뭐든 해보고 싶습니다. 이번 주 파업 행위를 하며 일부 고객센터 직원이 과격한 표현과 폭력을 써서 분노하기도 했으나 이제는 안타까운 마음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공단 사측과 건보 노조집행부를 규탄합니다.

사기업의 노동자라고 해서 열악한 업무환경에 내몰려서는 안 됩니다. 공단이 공공업무를 위탁하였으면 민간위탁업체의 직원이라 할지라도 열악한 근무환경이 조성되게끔 한 것에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강보험 노조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정한 노동자로서 연대를 중요시 여겼다면 2년 전부터 그들이 내는 목소리에 같이 귀 기울이고 행동했어야 합니다.

그리고 건보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음을 규탄합니다. 올해 5월 12일 사무논의협의체 재구성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 고객센터 직원과 공단 직원 모두 알 권리가 있습니다. 내부과정이라 공개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하기 이전에 절차적 타당성과 위원 구성의 객관성을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를 규탄합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서 진정으로 노동자들을 위하고 화합을 중요시 여긴다면 파업 시 폭력 행위 등으로 노동자 간 갈등을 부추길 것이 아니라 머리를 맞대고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진정으로 논의했어야 합니다. 낡아빠진 수법을 동원하는 행위에서 그 진정성이 심히 의심됩니다. 공단 직원도 고객센터 직원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처우개선에 동의합니다. 본인들만 노동자 권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직고용 시 고객센터 직원들의 임금동결 가능성 문제와 구조조정 등의 합리적으로 예상 가능한 문제를 외면하는 민주노총은 각성해야 합니다. 민주노총이 주장하는 '당연히 정규직으로 전환됐어야 한다'는 논리대로라면 상담직으로 직군을 신설하거나 소속기관으로서 고객센터 기관을 설립하여 공개채용하면 될 일입니다. 기존 고객센터 직원들에게 큰 가산점을 부여하면 될 일입니다. 공개채용에 따라 고용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 걱정이라면 노동자를 위하는 민주노총이 나서서 해당 민간위탁기관의 다른 일자리로라도 고용승계가 이루어지도록 보호해야 할 일입니다.

고객센터 직원들은 사기업 정규직의 근무조건을 보고 입사했습니다. 효성ITX는 건보공단 콜센터뿐만 아니라 질병관리처 콜센터도 운영하고 있는데 같은 논리를 적용하여 질병관리처 공무원을 시켜달라고 할 예정이십니까? 무조건적인 직고용이 다른 근로자 및 예비근로자들에 대한 역차별인것을 왜 모르십니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보십시오. 고객센터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기존 고객센터 직원들과 취업준비생들을 차별하지 마십시오. 기회는 언제나 공정해야 합니다. 모르고서 그러는 것이라면 행동을 멈추면 되는 일이지만 알고서도 그러는 것이라면 민주노총이 노동자의 편에 서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고객센터 노동자'만' 중요하다고 외치는 형국과 다름 없습니다. 다른 노동자들과 예비노동자들의 노력의 가치를 저해하고 기만하는 행위를 멈추십시오.


그래서 저는 정부를 규탄합니다.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슬로건을 내세워놓고 각각의 기관들이 알아서 논의하라고 발을 빼고 있는 행태는 비판 받아야 합니다. 공공기관들의 성격과 운영형태가 모두 다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3단계의 가이드라인만 제시한 것은 이 정책에 대한 부실함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또한 정부는 공단에 충분한 예산을 지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에 따르면 건강보험재정의 14%를 국고에서 지원해야하지만 *2017년~2020년 최근 3년간 국고지원 비율은 13.4%에 불과합니다. 문재인 케어와 코로나 상황 등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국고지원은 그 이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결국 국가 시책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정책을 내어놓고선 그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인건비 등 예산의 문제에서는 손을 놓고 노동자 간의 싸움을 방관하고 있는 정부입니다. 문재인 정권이 무능하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어느 정권이 국정을 맡게 되더라도 문제는 항상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허나 매년 국고지원금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서도 문재인 케어는 강행하며 미래에 가중될 공단의 부담에 대해서 손 놓고 있는 행위는 더 나아가 고객센터와 공단 직원 간의 분쟁, 국민과 공단의 분쟁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보며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을 철회하든 정규직화 정책에 따른 예산을 국가에서 모두 지원하든 양자택일을 하십시오.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은 왜 구조조정을 당해야 합니까?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들은 왜 노노갈등에 시달려야 합니까? 국민연금공단과 근로복지공단을 비롯한 타 기관들의 정규직화 정책의 속행에 따른 부작용은 왜 오롯이 공단과 공무직 등 전환 노동자들의 것입니까?

정부 정책에 따른 비용을 더는 공공기관에 전가하지 마십시오.


마지막으로 저는 스스로를 규탄합니다. 생각을 정리하며 이런 이야기를 할 자격이 없는 부끄러운 사람이라는 걸 느낍니다. 

고객센터 직원분들과 비슷한 상황을 겪은 공공기관 직원분들께 죄송합니다. 지금까지 사회문제 면의 지나가는 뉴스로만 소식을 접하고 잠깐 관심을 갖거나 분노했을 뿐 타 공공기관의, 그리고 건보공단 고객센터 직원 분들의 상황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고, 같은 노동자로서 처우개선을 해달라며 혹은 이것은 불공정하다며 행동에 나서거나 참여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정부와 민노총, 행동하지 않는 사측과 건보노조 등 다양한 이해관계 사이에서 저 또한 그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바쁜 일상에 이러한 생각도 흐려질지 모릅니다. 하지만 계속 상기하고 작은 것이라도 참여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입니다. 결국 최종 결정권자는 민간위탁 사무논의협의체의 위원들이며, 이미 7명 중 5명의 위원들은 현 정부의 기조에 따르는 편향된 인사라고 알고 있습니다(아니라면 말해주십시오). 그렇기에 사실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고무적인 것은 결과가 어떻든 이러한 상황과 경험들을 시발점으로 하여 공단의 주체는 직원임을 직원들 스스로가 깨닫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미 보이지 않는 큰 손들에 의해 판이 짜여 있고 노노갈등은 골이 매우 깊어지고 있으며, 고객센터의 무조건적인 직영화 또는 소속기관 등의 결론이 난다면 앞으로도 이 갈등은 심화될 것이라는 슬픈 예감이 듭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어차피 세상은 마음대로 흘러간 적이 없고, 이러한 상황이 닥쳤을 때 여럿이 한 소리를 내었다는 경험 자체가 또 다시 이런 상황이 오더라도 사람들을 뭉치게 할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나서는 걸 두려워하고 때로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상황만 놓고 비판하는 부족한 사람이지만, 다른 분들과 함께하면 공단을 지금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결과가 어떻든 나름의 방법을 찾아 계속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 관심을 가지겠습니다. 공단의 상황뿐만 아니라 가까이 있는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상황에도 관심을 갖겠습니다. 익명일지라도 다들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정의에 대해 목소리를 냅시다. 다른 의견이면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타당한지 토론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비방은 하지 맙시다. 누구도 완벽하지 않으며 언제나 모든 의견은 상대적인 것이기에 지금과 같은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지 않으려면 늘 개인뿐 아니라 사회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2. 하태경 의원 : 무조건적 정규직화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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